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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주의/장기 생존 대비

last modified: 2016-08-22 03:45:03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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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장기 생존 대비
1.1. 공기
1.2.
1.2.1. 휴대용 정수기
1.3. 식량
1.4.
1.5. 조명수단
1.6. 위생
1.7. 보안
1.8. 의료
1.9. 저렴한 1개월 생존 비축

1. 장기 생존 대비

BOB은 단 3일의 이동과 탈출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본격적인 생존주의자의 길에 접어들기 위한 대비는 필연적으로 장기 생존 준비에 닿게 된다.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생존주의자들의 어마어마한 보유 목록을 보고 쫄기 십상인 것이 또 장기 생존 대비. 하지만 크게 쫄 필요는 없다. 보통 사람에게 있어 재해가 1개월 이상 길어지면 그건 세계멸망급 이벤트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상황은 그 전에 정리가 끝난다! 1개월 내에 끝나지 않는 사태라면 대개는 밖으로 나갔을 때 그 1개월 동안 이미 수많은 인간들이 걸러진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고로 처음부터 몇 년치 식량, 평생 먹을 물 같은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우선 1개월치 비상식량과 식수만 준비해두는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10%의 생존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3개월치를 비축해두면 5%, 1년치를 비축해두면 1%의 생존자가 될 수 있다 사실 태풍 침수나 정전 정도의 단기적이고 복구의 손길도 확실하게 오는 현실적 재해를 걱정한다면, 1개월이 아닌 1주일 정도치만 준비해도 충분하기도 하다.

장기 생존 대비는 BOB과는 달리 자신의 주거지나 안전한 대피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 대한민국의 방공호는 장기생존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고, 주택을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투자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전가옥으로 설계되지 않고 개조도 여의치 않다. 자신의 주변상황과 여러 요소를 고려할 것.

일단 주거지를 정했고 방범-방호대책 등을 세웠다면 장기생존 대비용 장비의 부피나 기동성은 떨어져도 괜찮다. 일단 BOB에 포함된 장비 정도는 가진 상태라면 다음을 고려하자.

1.1. 공기

생존에 충분할 정도의 공기를 구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많이 힘들다. 생존술적으로 공기 대비란 공기가 필요한 상황에 대한 대비, 즉 화재나 독가스 테러 등에 대비하는 것을 말하며 대개 공기를 직접 준비하기보단, 방독면, 화재대비용 간이 마스크를 준비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저렇게 해서 못 피할 공기 문제는 그냥 죽자.

공기 자체를 준비하는 것은 스쿠버용 공기통, 화재나 화생방에서 사용하는 공기 호흡기, 환자용으로 판매하는 산소통 같은 장비가 있다. 모기약처럼 생긴 휴대용이 아닌 한 이런 류의 장비들은 전부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당연히 쇠로 된 봄베라서) 휴대하긴 힘들고, 비싸고, 제공할 수 있는 공기의 양이 한정적이다. 소형 산소캔은 기껏해야 호흡 100회 분량 남짓, 압축 산소통은 수십분 정도 버틸 수 있게 해줄 뿐이다.

환기구에 공기정화장치를 달고 집에 존재하는 틈이란 틈은 전부 비닐과 테이프로 밀봉하는 수가 있긴 한데 이 정도만 준비하려고 해도 상당히 빡세진다. 화산재나 먼지 정도가 아니라 화생방 상황 모두에 대응하자면 더욱. 만일 핵전쟁이나 생화학전으로 주변 지역의 공기 자체가 오염된다면 방공호에서 일시적으로 버틴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방공호를 버리고 이동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다.

다만 방공호의 공기 관리는 쾌적한 생활 환경 유지를 위해서 일단 필요하다. 외부와 통할 수 있는 공기통로(비밀기지라면 위장이 잘 해서)를 만들고, 내부에는 기청정기를 설치하는 정도의 수고는 해주는 것이 내부의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산세베리아 같은 식물은 내부 공기 환경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

본격적으로 산소를 자급자족 하고 싶다면 식물성 플랑크톤수조에 기르는 것이 일단 가장 가성비가 높다. 다만 위생 측면이나 절대 관리 비용 측면에서는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1.2.

"한국인 가정에는 대부분 20kg 한두포는 있으니, 1개월 정도는 버티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 의외로 상당수의 가정에는 물이 없다. 장기 생존 대비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물이다. 인간은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식량 없이 3주[1]를 버틴다고 한다. 식량 대비는 생각해도 식수 대비는 하는 사람이 드물고, 이것이 생존의 열쇠가 된다.

서바이벌 교본 등의 책에서는 흔히 나뭇잎, 지면, 식물에서 물을 얻는 방법 등을 소개하지만 그걸로 버틸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그건 어디까지나 극한상황에서 일말의 물이라도 얻고자 할 때 쓸 방법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빗물을 얻어 정수하는 것이나 비가 제때 와준다는 보장은 없다. 또, 비를 모으기 위한 수단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 단독주택이고 지붕에 홈통 따위로 물을 모을 수 있다면 이 문제는 좀 덜하다. 야외에서 물 채집용으로 가장 좋은 도구는, 김장비닐 같은 투명하고 질긴 비닐 봉투다. 솔라 스틸이든 이슬 모으기든간에 비닐 봉투 없으면 안 된다. 비닐 봉투는 범용으로 쓸 수 있으니 몇 개 장만해두면 여러모로 편해진다.

물 외의 음료수, 술, 오줌, 피, 소금물 따위는 갈증을 더 일으키고 몸에 부작용을 주는 것이 많으므로 마시지 마라.

단 맛 나는 음료수의 경우 당분이 너무 많거나, 당분 대신에 넣는 첨가물이 많아서 갈증을 더 부르긴 하지만, 멀쩡한 민물이 있다면 보조적으로 마실 수는 있다. 스포츠 음료는 좀 나은 편이고, 콜라 따위 다른 음료는 물의 반 이하로 마시는 것이 좋다. 콜라 등등은 갈증해소가 아니라 차라리 단 것을 먹고 칼로리를 섭취하는 용도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고전적으로 설산에서 술을 마셔서 몸을 데운다는 클리셰가 흔하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자살행위다. 술 마시고 몸이 데워진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자기 체온을 격렬하게 배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신장에 부담을 주며 땀을 흘리고 소변을 보게 만들기 때문에 수분 흡수가 아니라 수분 배출을 시킨다. 게다가 술로 신경이 무디어져서 졸거나 잠든 상태로 얼어죽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한겨울에 술 마시고 길바닥에서 얼어죽는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며, 아이러니하게도 술때문에 덥다고 느껴서 옷을 벗고 얼어죽은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굳이 겨울 아니더라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있으니 주의하자. 도수가 아주 높고 순도가 높은 알콜이라면 위생용이나 불 붙이는 용도로 쓸 수 있지만, 국내에서 주류로 판매하는 대부분의 술은 알콜 순도도 낮고 첨가물이 많아서 그런 용도로조차 쓸모 없다.

바닷물은 혈액의 염분을 증가시켜 삼투압 현상을 방해하고 신장이 거를 수 있는 소금의 한도를 넘어서기 때문에 염분을 배출하기 위해 더 잦은 소변을 보게 만들며 결국 마신 것 이상으로 수분을 배출하게 하여 사람을 죽인다. 다만 하루 2컵 정도 깨끗한 바닷물 40/민물 60 비율로 염분을 희석해서 마시는 것은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체험적으로 입증되긴 했다. 좀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30일 넘게 표류한 사람이 바닷물을 대장을 통해 흡수(즉 관장)하여 수분을 보충하면서 살아남은 사례도 있다. 평범하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런 것도 가능하다고 알아둘만하다.

피는 수분 보충용으로 부적합하지만 식량 보충적인 의미에서 먹을 수는 있다. 물론 기생충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앞서 BOB 항목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인간은 식수와 조리, 최소한의 위생을 위해 1인당 하루 4리터가 필요하다. 하루에 물 한 잔도 잘 안 마신다는 사람들은 운동량과 수분 배출이 극히 적은 일상 생활만 하면서 음식물이나 음료수로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이 기준으로 1개월(30일)이면 120리터다. 위생을 완전히 포기하고 조리와 마시는데만 쓴다 해도 하루 2리터는 쓰기 마련. 2리터보다 적게 마시면 서서히 탈수 현상이 시작된다. 날씨가 덥거나 운동량이 많아 수분 손실이 많다면 필요량은 더 늘어난다. (미군은 훈련병에게 하루 8리터까지 퍼먹인다.)

200리터 PE 물탱크가 5~6만원 선이니 이것을 사람 머릿수만큼 사서 미리 수돗물을 담아두고 평상시에 한 통씩 돌려 쓰다가, 수도가 차단되는 긴급시 나머지 통을 비상용으로 쓰면 된다. 한번에 대량의 수도를 받으면 수도세 크리 나므로 평상시 서서히 충전량을 늘리자. 그리고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았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아쿠아텝스 같은 정수제, 혹은 락스를 따로 준비해두자. 사실 정수 살균된 수돗물이라고 해도 받아두고 방치하면 물이끼가 끼고 썩어서 못 마시는 물이 되므로, 선입선출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에 생수를 조금 많이 사서, 일부를 비축해두면서 서서히 비축량을 늘려나가는 방식도 좋다. 한개씩 꺼내서 들고다니는 기동성이나, 친구나 이웃에게 분할해서 나눠주는 용도로 생각하면 생수가 더 편리한 방식이며, 안전성도 높다. 도시민과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물탱크보다는 2리터 생수병이 편할 것이다. 생수 역시 유통기한이 있으므로, 선입선출해서 관리하도록 하자.

1.2.1. 휴대용 정수기

물을 대량으로 보관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에서는 라이프스트로우 같은 간이 정수장치를 구매해서 비축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라이프스트로우는 입으로 빠는 형식이라 다용도로 쓰기엔 단점이 있다. 물을 정화해서 물병에 보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쓰려면 펌프식이나, 적어도 병과 직결해서 중력으로 거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2] 정수 능력도 신형 기준 0.2 마이크론, 1000리터가 한계다. 그리고 더 쓸 수 있는지 못 쓰는지 알기가 어렵다.[3]

라이프스트로우와 비슷한 저가 시장대의 필터로 소이어 미니가 약진하고 있는데, 개인용이 가격대가 사실상 같으면서도 병에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 기능이 있으며 중력식으로 정수한 물을 깨끗한 병으로 옮길 수 있다.[4] 성능은 라이프스트로우보다 살짝 더 우위에 있다.정수용량은 약 10만 갤런.[5] 소이어의 단점은 중금속은 거를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병에 연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부분이 시중의 일반 생수병 등과 잘 안 맞는 경우가 자주 보고된다. 되도록 전용 용기를 쓰거나 소이어 미니와 잘 맞는 것으로 검증된 병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연결부의 내구성이 낮은 편이라 병을 끼우고 세게 압력을 가하면 새거나 파손하는 일도 있다. 소이어의 수명은 라이프스트로우의 30배 이상을 장담하고 있는데, 이는 백플러시하고 청소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소이어는 제품에 청소 킷이 포함된다.)

소이어의 경쟁 제품으로, 탄소 필터를 추가해 성능을 개선한 것이 레노보 트리오 필터. 크기는 소이어보다 약간 큰 정도이고 0.05 마이크론 필터링으로 박테리아, 프로조아, 화학물질과 중금속을 거르며 바이러스 중 덩치가 큰 것들까지 조금씩 거를 수도 있다. 99% 거르지 않는 경우에는 거른다고 표현할 수 없으니까 사실상 레노보 트리오의 바이러스 거르는 성능은 립서비스 정도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수준이지만 일단 정수 성능은 2배정도 좋다고 할 수 있으니 돈 약간 더 쓰는 대신 소이어와 라이프스트로우 대체품으로 아주 괜찮다. 1천리터 정수(탄소 필터는 이보다 수명이 짧다),아마존에서 1개 33달러. 소이어처럼 일반 병을 연결할 수 있는데, 아무 생수병이나 잘 맞는 편.

여기까지는 돈 많이 들이지 않고 물을 비축/정수하는 방법이다. 이보다 고성능의 정수능력을 원한다면 앞서 BOB 항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라이프세이버, 카타딘, 에어릭스 퓨리티 등 상당히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비싼 놈은 돈 값을 하기 마련.

라이프 세이버는 필터 크기가 바이러스까지 거를 수 있는 수준이며, 4000~6000리터라는 최상의 정수능력을 지녔고 정수필터의 수명기한이 생명을 다하면 작동이 멈추는 기능을 지녔다. 게다가 오염된 상태의 물을 넣고 가지고 다니다가 즉시 펌프질을 해서 물을 마시면 된다. 단 물맛을 책임지고 화학물질과 중금속을 걸러주는 부분인 탄소 필터 부분은 수명이 250리터로 생각보다 짧다.[6] 이 부분만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한 팩 사면 4개 주니까 1천리터지만, 그래도 본체의 기본 필터 성능보다 못한 것은 사실. 다만 정수 성능의 하향을 각오하면 탄소 필터를 떼고도 쓸 수 있다.

휴대용 정수기의 전통적 강자는 역시 카타딘. 역시 가격은 비싸지만 필터 교체로 수명을 늘릴 수 있고, 펌프식에다 상위급 정수 성능, 개인용에서 대형까지 라인업이 많다. 다만 1마이크로미터~0.2마이크로미터 밖에 못 거른다. (라이프 세이버는 15나노미터다). 바이러스는 거르기 어렵다는 의미. 하지만 다른 제품들은 필터 자체가 수통형태인 것이 많은데, 따로 수통을 가지고 다닌다면 카타딘처럼 외장 펌프식인 제품이 오히려 간편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사실 바이러스를 거르지 못하는 한은 거의 모든 세균을 거를 수 있는 0.2 마이크로미터보다 필터가 더 좋아봤자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카타딘 정수성능 정도면 충분하다.

에어릭스의 퓨리티는 사실상 현재 나온 제품 중 가장 정수 성능이 우수하다. 박테리아와 기생충, 프로조아는 물론이고 바이러스도 거르며, 심지어 방사능 물질과 소변까지 거를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후쿠시마에서도 쓰이는 제품이고 미군 특수부대도 아프간에서 시험 사용했다. 하지만 정수량은 필터 한 세트로 50갤런(189리터)로 매우 뒤떨어진다. 최상의 정수성능을 얻기 위해 정수량을 타협한 제품이랄 수 있겠다.

그래도 어떤 정수방법을 쓰든 물은 가능하면 한 번 끓이는 것이 최선이다. 실제로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섞이지 않는 도심과 공장에서 먼 지역의 자연 상의 흐르는 물을, 천과 자갈과 모래와 숯을 이용한 원시적 필터로 거르고, 가라앉혀서 깨끗하게 만든 부분만 떠낸 다음에, 한 번 끓이면 충분히 깨끗한 식수로 마실 수 있다. 휴대용 필터는 이런 시간이 걸리는 절차를 한번에 해결하기 위한 장비다.

바닷물을 거르는 염수 담수화 필터란 것도 있다. 원천기술은 요트 등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소형화 휴대용으로 바꾼 건데, 주로 역삼투압 방식으로 염분을 거른다. 다만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쎄고, 일반적인 휴대용 정수필터와는 달리 관리가 상당히 까다롭다.[7] 더군다나 역삼투압 방식은 강한 압력이 필요해서, 수동식은 상당히 고된 펌프질이 필요한 터라 대부분 전동식을 사용하는 편이다. 가격은 대체로 고급형 휴대용 정수기의 2배 정도부터 시작한다.[8] 참고로 가격이 저렴한 축에 들어가는 휴대용 펌프식 염수 담수화 필터는 염분을 100% 제거하지 못한다. 약간 짠 맛은 남는 편. 하지만 미세한 짠 맛이 도는 정도는 신체의 삼투압 현상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에 바닷물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생수로 사용할 수 있다.

1.3. 식량

물 다음으로 식량을 준비한다. 비상시에는 전력이 끊겨 냉장고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실온에서 장기 보존 가능한 스팸 캔이나 참치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식량, 설탕, 소금, 밀가루[9], 땅콩버터, 꿀 등 평상시 흔히 먹던 것을 준비한다. 되도록 일상식에 가깝게 준비해서, 평소 식사때 비축량을 꺼내먹고 먹은 양보다 조금 많게 신제품을 새로 사서 보충하면 차근차근 경제적으로 비축 가능하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것일수록 좋지만, 준비를 충분히 했다면 조리수단이 있을 것이므로 조리 필요 없는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보존 기간이 긴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쌀(+ 약간의 잡곡)과 간장만 가득 챙겨놔도 급한 영양분은 웬만큼 충당하면서 오래 버틸 수 있다. 물론 단백질과 비타민을 무시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남기는 힘들지만.

보통 사람의 쌀밥 비축은 그냥 쌀을 한 포 더 재어두는 것이 낫다. 여분의 물과 조리 화력만 준비하면 이게 가장 속편하다. 어차피 평소에 먹으면서 채워나갈 것이니 쓸데없는 특수 식량을 비축한다는 부담감도 적고. 수 틀리면 생쌀을 그냥 씹거나 물에 불려먹을 수도 있다. 맛 없고 턱과 이가 괴롭겠지만.

만약 쌀을 대량으로 장기 비축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벌레 먹지 않게 하는게 골치아픈데, 가정용 진공포장기를 사서 진공포장을 하면 쉽게 해결 가능. 혹은, 깨끗하게 잘 마른 PET병에 쌀을 넣고 산소흡수제를 집어넣은 다음 뚜껑을 덕테이프 등으로 밀봉하면 된다. 직접 하기 귀찮다면, 종종 인터넷에 쌀바구미로 곤란을 겪는 사람을 위한 진공포장 소포장 쌀 판매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런 곳을 알아봐도 괜찮다.

밥 짓기도 중요. 냄비에 밥 짓는 법을 알아둔다. 사실 냄비밥 짓는 법은 어렵지 않고, 집에 있는 냄비를 그대로 쓸 수 있으므로 특별한 지출이 필요하지도 않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냄비에 쌀 씻어서 물기 빼고 30분 가량 불린 후, 물 부어서 센 불에 올려 달각거리면서 거품이 넘을 때까지 기다린다.(5분 가량) 거품이 넘으면 중불로 낮추어서 살짝 탄내가 날 때까지(10분) 기다린 후, 뚜껑 열고 10초 가량 센 불로 가열하면서 주걱으로 밥을 휘저어 수분을 날려주면 조리 완료.

하지만 다수 인원의 식사를 준비한다면 냄비밥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냄비로 밥을 짓는 경우 쌀의 양이 많을 수록 삼층밥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10] 이 경우에는, 전기밥솥이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전제하면, 가스렌지에 쓰는 압력밥솥을 대체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요새는 등산용 휴대용 압력밥솥이라는 대단한 것도 있는데, 크기도 적절하고 가볍고 휴대용 버너로 조리하는데 적합하게 만들어져있다. 용량은 작지만 작은 닭 백숙 할 정도는 된다.

연료를 극도로 아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성능이 좋은(중요) 진공 보온병에 끓는 물과 쌀을 넣고 몇 시간 방치하면 밥이 익는다. 물의 양 조절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며 시간도 최소 3배 이상 걸리지만, 확실히 직접 밥 짓는 것보다 연료를 아낄 수는 있다.

라면은 사실 별로 좋은 장기 비축식량은 아니지만, 우리가 전제하는 1개월의 준비에서는 의외로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단점이 꽤 많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어차피 평소에 라면 먹으면서 선입선출해서 신제품을 꾸준히 채워갈 것이므로, 유통기한 문제는 크게 걱정 없다. 라면스프에 염분이 많으면 스프량을 조절하면 되고, 라면 먹으면 물을 많이 켠다지만 식수 또한 기본으로 준비했으므로 괜찮고, 조리 화력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영양이 불균형하면 보충식량을 마련하면 된다. 무엇보다 라면은 싸다.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다. 고로 식량의 일부를 라면으로 채우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마라. 6개월 후에 먹을 식량으로 라면을 준비하면 바보지만, 1개월 식량 내에 일부 포함시키는 것은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다. 만약 라면의 유통기한이 지났다면 라면스프는 비축해두고 라면은 고체연료 대용으로 쓰면 된다.

참고로 파스타국수의 경우에는 라면보다 훨씬 더 오래 보존이 가능하다. 유통기한이 짧아도 2년 이상. 보통은 3년쯤 가고, 보관만 잘하면 유통기한보다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특히 페트병에 보관을 하면 보관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밀폐되어서 습기와 공기를 차단시킬 수 있으니까. 더불어 혹시 모를 충해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평소대로 요리했다간 물과 연료가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자원 소모를 훨씬 줄이는 조리법이 필요하다. 면을 미리 물에 불린 다음 삶는다던가, 부숴서 죽처럼 쑨다던가, 최악의 경우엔 그냥 생으로 먹는다던가....

북어, 시래기, 건미역, 건포도처럼 말린 식품 등도 좋은 선택이다. 견과류나 과일 몇 종류를 빼면 건조식품 역시 조리화력이 있어야 된다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가급적 일상식에 가까운 요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역이나 건포도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고마운 음식. 여건이 된다면 육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생각. 어디 멀리 가야 할 때나 이동하며 식사를 처리해야 할 때 짱짱맨.

젓갈이나 장아찌류는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하는 게 생각보다 곤란한 경우가 있다. 보관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엔 옛날만큼 짜고 시게 만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짠 음식은 식수를 아껴야 하는 극한상황에 맞지 않는다. 웬만큼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제품을 찾아 비축해뒀다면,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제한적으로 활용하자.

. 앞서 언급했듯이 식수 대용으론 부적합하지만, 심신을 달래는데 쓸 수 있고 거래물품으로도 정말 유용하다.그리고 화염병도 만들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술은 안되지만 진창 취하지만 않을 거라면 저장해서 손해볼 일은 없다.[11] 일단 막걸리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술은 쓸 데가 없을 것이다. 도수가 낮은 술은 빨리 상하므로 캔이나 병에 든 것은 유통기한을 제조 후 1년 안으로 잡는다. 20도가 넘는 술은 상할 염려가 없으나, 오늘날 한국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희석식 소주는 19도 이하의 도수를 가진다. 물론 이 정도만 되어도 어지간해선 상하지 않지만. 진로 금복주는 25도다.

각 식품별 보존방법을 따로 알아놓는 수도 있다. 일례로, 생존주의자들을 소개한 TV프로그램 〈둠스데이 프레퍼스〉에서 한 준비족 아줌마는 "세상이 망해도 나는 고급 음식을 즐겨야겠다!"는 일념으로 각종 요리법과 보존법을 연구했다. 그녀가 소개한 보존방법 중 하나는 계란에 광유(미네랄 오일)를 발라서 통풍 잘 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 굉장히 간단한 방법이지만, 놀랍게도 9개월에서 1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신선한 계란을 보존할 수 있다. 베이비 오일 따위에 쓰이는 그 미네랄 오일 맞다. 남극 탐사를 다룬 한국다큐 남극의 눈물에서도 분무기로 파라핀 용액을 뿌려 계란을 그 이상으로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된다. 계란이 오염되는 이유가 계란 껍질을 통한 세균 침투에 의한 부패인데, 시판되는 계란은 한 번 씻으면서 껍질의 보호막이 얇아져 유통기한이 짧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오일로 코팅을 해버리면 그럴 걱정이 없어지므로 오래 버틴다.

병조림을 만들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병조림을 즐겨 먹지 않는 탓에 제작할 각종 도구들이 미비하며 노하우도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고기나 야채는 엄두도 못내고 산도가 높은 잼이나 과일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수준. 인터넷 블로그 따위의 레시피는 거의 이 정도 수준에 맞춰져 있으며, 보툴리누스균을 막는데는 쓸모 없는 전자레인지 소독을 권하기도 한다. 작정하고 병조림을 만들어 비축/소모한다면 전용 찜기, 병, 병뚜껑, 집게 등의 도구와 각 재료에 맞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근데 찜기 가격이 쓸만한 건 수십만원에 해외배송 크리

흔히 비상식량이라고 팔리는 데이트렉스나 메인스테이는 오직 보존성 하나만이 장점인, 식량으로서는 거의 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류다. 원래 구명보트에 실어놓기 위한 식량으로 개발한 것인데, 성분표를 보면 코코아 유지로 튀긴 쿠키나 다름없는 구성을 하고 있다. 즉, 배에 갇혀서 활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물을 적게 들이키도록 배려한 음식. 칼로리는 엄청나게 낮다. 정해진 일일섭취량만 먹으면 일상 수준의 활동을 할 때도 에너지가 모자랄 지경이다. 다른 식량에 비해 오래 처박아놔도 잘 버틴다는 점 외에는 장점이 전혀 없고, 영양 밸런스도 안 맞으며, 맛도 없고, 비싸기 그지 없는 돈낭비다. 통조림이나 전투식량을 구할 수 있다면 이건 사지 않는 것이 낫다.

MRE는 여러모로 편리하고 좋은 최고의 비상식품이지만, 비싸고 보통 사람의 입맛에 안맞기 때문에 한국인이 장기 비축하기에는 조금 안 어울린다. 굳이 한다면, 국군 전투식량 같은 동결건조밥 종류를 사두면 편리하다. (하지만 역시 맛은 영 아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데, 동결건조밥 종류는 약간의 끓인 물로도 그럭저럭 밥 흉내를 내기 때문에 레토르트 식량 등과 곁들이기 좋다. 민간판매되는 전투식량의 경우 유통기한을 1년 정도로 잡는데, 사실 이건 동봉되는 소스의 유통기한이다. 유통기한은 안에 들어가는 것 중 제일 짧은 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표기가 1년이 되는 것. 진짜 알맹이인 동결건조식품의 유통기한은 2년에서 3년 정도이므로 참고할 것.

쌀밥을 얘기하자면, 일본산 동결건조미[12]도 시중에 있지만 1끼 1봉에 1만원 꼴로 완전히 미친 가격이다. 천원~천오백원 정도 하는 햇반이 차라리 낫다(유통기한 6개월). 햇반 데우는데 끓인 물은 위생 등의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다행히 라면에 말아먹는 용도의 동결건조미 국내 제품도 나오고 있는데, 동결건조 쌀밥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일제보다 싸고 유통기한은 2년. 이러한 햇반이나 동결건조미는 보존기간이 길고 조리가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고,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고로 대량으로 비축하기보다는 휴대 식량으로 소량 비축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당신이 진심으로 세계 멸망급 이벤트에 대비할 생각이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도 아니며, 선입선출로 비축식량을 교체하기 힘든데다, 서늘하고(20도 이하) 습기 없는 지하창고를 소유하고 있다면, 대량의 보존식품을 유통기한을 무시하고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유통기한은 제품의 수명이 아니기 때문에 통조림과 병조림,[13] 각종 보존식품을 이렇게 처박아둔 생존주의자도 있다. 이 경우 보관기간은 이론적으로 반영구적이다. 6년 지난 오렌지 쥬스를 마신다거나 건포도 등을 25년 동안 냅두는 양반도 있으니 뭐... 물론 부풀거나 찌그러진 것, 개봉했을 때 상한 기미가 보이는 놈들은 버려야 한다.

은 구해놓긴 쉽지 않지만, 일단 들여 놓으면 효자 식품. 거래 품목으로 쓰면 그날 배터지게 먹을 정도로 식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흠좀무한 보존성과 달달함[14] 때문에 이론상 최강 기호품으로든 열량보충용으로든 좋은 식품. 정말정말 급하면 상처치료제로도 쓸 수도 있다. 효과가 좀 의심스럽고 많이 아깝고 끈적거리겠지만. 고기류나 과일류의 장기보관에 쓸 수도 있다. 실제로 동유럽에서는 고기를 꿀에 재우는 보관법이 있다.

1.4.

보온, 조리를 말한다. 연탄을 사용한다면 연탄창고도 이미 갖추었을테니 이걸 채워놓기만 하면 OK. 아니면 LPG 가스통을 하나 마련해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편리하다. 그러나 요새 난방과 요리는 도시가스가 주류라서 가스통이나 연탄 따윈 없는 가정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 등산용/야외용 소형 부탄가스버너 하나 없는 사람은 없으니! 전 없는데요? 부탄가스 쓰는 소형 가스버너가 차선책으로 가장 좋다.

비축 가능한 소형 화력이라면 등산용 화이트가솔린 버너라든지, 비상용 알콜버너나 고체연료 같은 수단도 있지만, 사실 부탄가스만큼 편리한 화력이 없다. 화력 좋고 일정하지, 조용하지, 점화하기 편리하지, 싸지, 구하기 쉽지... 등산용 기름 버너는 화력은 좋으나 시끄러우며 예열 등의 절차가 귀찮고, 고체연료나 알콜버너는 라면 하나 끓이는데도 한세월이 걸릴 정도로 화력이 낮다. 스위치만 돌리면 불 붙는 가스 버너를 택해라. 부탄가스만 평소에 조금씩 더 모아두면 된다. 부탄가스통은 유통기한이 2년인데,[15] 안 쓴 부탄가스는 구매점에서 교환해달라고 하면 된다.

부탄가스 병 하나로 보통 한시간 남짓 사용한다. 사용량이 적은 버너라면 2시간도 가능. 이틀에서 아껴쓰면 사흘 정도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양이다. (밥 짓는데 15분. 10분은 중불로 하기 때문에 소모량은 더 줄어들고, 하루에 한 번만 밥 지으면 된다.)

부루스타도 그렇지만, 휴대용 소형 조리기구는 장기간의 사용을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터지거나 고장나기 쉽다. 부루스타는 가열되고 있는 용기가 가스통 위로 올라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결속부가 단단하게 되었는지, 새거나 삭은 곳은 없는지 잘 살피자. 지나치게 무거운 용기를 올려도 안 된다. 휴대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백패킹용 버너는 일반 코펠을 올렸다가 망가지곤 한다. 바람이 심하거나 기온이 낮은 경우에는 제 화력을 발휘하게 힘드므로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렇게 주의를 잘 기울이면 비상시에 든든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부탄가스보다 좀 더 오래가고, 연료 비축도 편한 조리기구는 등산용 멀티퓨얼 버너. 주로 화이트 가솔린과 부탄가스 겸용인데, 돈 좀 쓰면 등유, 경유, 제트유도 사용할 수 있는[16] 제품이 있다. 화력이 크고, 시끄럽고, 겨울에도 짱짱하게 불이 잘 붙지만, 불 붙이기가 조금 어렵다. 연료 수급은 쉬워지지만, 부탄 조리기구만큼 흔하지 않으므로 비상 상황에서 부품수급이나 수리는 어려울 것이다.

정말 상황이 막장으로 돌아가서 몇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모든 연료가 바닥난다. 최후의 수단은 나무를 때는 것이다.[17] 베란다에서 쓸 수 있는 화목난로 작은 것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하라. 로켓 스토브 형태가 가장 효율이 좋다. 크고 작은 깡통으로 자작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미리 구조나 제조법을 봐두자. 물론 나무를 하기 위한 톱, 도끼 등 각종 도구도 필수. 미리 시험 삼아 만들어놓고 베란다나 창고 구석에 처박아 놓아도 나쁠 건 없다.


로켓 스토브 구조. 로켓 스토브는 삭정이 같은 작은 가지로도 충분히 불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화목난로 중에서는 효율이 꽤 높은 구조에 속한다.

라이터와 성냥 등도 충분히 마련해둘 것. 물물교환 용도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파이어스틸처럼 불씨를 일으키는 도구도 나쁠 건 없지만 어느 정도 숙련이 필요하고, 일반인이 준비하기엔 싸구려 1회용 라이터 수백개가 더 나을 수도 있다. 다만 라이터는 오래 보관할 경우 가스가 새는 문제가 있으므로 요주의.

우풍이 드는 구역을 비닐과 신문지로 잘 틀어막고 이불을 겹치고 옷을 껴입는 것으로 보온은 상당부분 해결 가능하다. 실내에 텐트를 쳐도 좋다. 텐트가 만드는 공기층이 극적인 기온 차이를 가져다준다. 여기에 촛불 하나만 켜주면 완벽. 촛불은 실내 조명이기도 하지만 밀폐된 실내에서라면 기온을 몇 도나 올려준다. 단, 양초도 재료가 파라핀인지라 환기를 안 하면 곤란하다.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랜턴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어떤 연료를 준비했든, 불은 화재와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1.5. 조명수단

야외에 잠깐 나갈 때, 집중 조명이 필요할 때는 EDC에 포함된 손전등을 사용하자.

집 안에서 쓸 양초 한다발과 1회용 라이터 여러 개만 준비해둬도 웬만한 준비는 OK. 가격도 싸고, 보온에도 도움 된다.[18] 보통 양초 하나에 5시간, 굵은 양초 하나 12시간 정도 쓴다. 밤새 내내 켜 놓을 것은 아니므로 많이 살 필요는 없다. 책 읽을 정도 광도는 안 나오지만, 실내 조명으로 쓸만은 하다. 동물성 기름으로 만든 양초의 경우 다른 불순물이 섞이지만 않았다면 비상시에 비상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구하기는 쉽지 않은 편이고 맛도 없으므로 참고만 하자. 캔들 랜턴, 캔들 홀더로 검색하면 양초를 집어넣는 랜턴 종류도 찾아볼 수 있다.

촛불보다 좀 더 나은 조명수단을 찾는다면 LED 랜턴, 가스 랜턴, 가솔린 랜턴 중 택일하게 된다. 점등이 즉각적인 LED가 제일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배터리 소모가 만만찮고 보충이 어렵다. 베란다 태양광 발전기든, 옥상의 자작 풍력 발전기든, 근처 하천에다 물을 끌어다 설치한 수력 발전기든 전기를 충당할 수단이 있다면 이런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은 그런 대비를 하기 쉽지가 않으므로, 그냥 건전지를 넉넉히 준비할 것. 수동 자가발전기가 있다면 손전등이나 라디오 정도를 쓰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이튼, 카이토[19] 등의 메이커가 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중국제 싸구려 자가발전 손전등+라디오가 흔하지만 이런 건 내구성이나 방수성 등에서 좋은 소릴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 및 보관에 유의할 것. 흔들거나 쥐어짜서 충전하는 방식은 거의 쓸모가 없고, 핸들을 돌려 충전하는 방식이 그나마 신뢰성 있다. 몇 천원짜리 완구 같은 놈들은 충전 기능도 없는 수은 전지를 넣어둔 눈속임 짜가가 대부분이다.[20]

가스 랜턴은 LED 만큼은 아닐지라도 비교적 점화가 쉽고 꽤 밝은 빛을 내지만, 조리용으로 아껴야 할 부탄가스를 소모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고 또한 한겨울에 기화율이 낮아지면 켜기 힘들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휘발유 랜턴을 사용하는데, 이건 예열, 점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가스, 휘발유, 알콜 등을 사용하는 조명들은 빛과 열을 내지만, 동시에 실내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 실외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파라핀 양초도 원료가 석유인만큼, 연소하면서 공기오염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자다가 유독가스 중독이나 산소부족 따위로 훅 가는 경우 없으려면 신중해야 한다.

이상의 조명수단들은 책을 읽어도 될 정도로 밝은 빛을 내지만, 대재난 상황에서 항상 그런 강한 빛이 필요하지는 않으므로 양초와 겸용하면 좋다.

1.6. 위생

화장실 문제와, 몸을 씻고 세탁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화장실. 수도 끊겨서 화장실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BOB에서 설명했듯, 비닐봉지가 여기서 대활약한다. 고로 비닐봉지 크고 작은 것으로 왕창 챙겨두면 된다. 5갤런 버켓(커다란 플라스틱 바께스)에 큰 비닐을 깔고, 작은 비닐을 입구에 쓰레기봉지 씌우듯 덮고, 바께스 위에 양변기의 U자형 깔개를 놓은 다음 볼일 보고 작은 봉지만 묶어서 버리거나 따로 보관해둔다. 휴지와 물티슈도 충분히 마련해둘 것.

소변은 빈 생수병 등에 받는다. 대변과 같은 봉투에 담기면 부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리 진행된다. 즉, 가스가 찬다! 봉투가 폭발하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별도의 분리가 필요하다. 모은 대소변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구덩이를 파서 묻는다. 이때 난방/요리에 쓰고 남은 재를 분변 위에 쏟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신이 농가에서 살고 설비와 기술이 충분하다면 분뇨를 처리해 메탄 가스로 활용하는 수도 있다. 보통 극단적인 생존주의자나 후진국 농가 등에서 분뇨를 메탄가스로 만들어 조리에 쓴다. 한국에서도 옛날 시골에서는 드물지 않게 보이는 물건이었다. 불씨가 필요하고 가스압(화력)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돈을 조금만 들인다면 간이변기/접이식 변기와 응고제를 구매해서 비축하는 수가 있다. 이런 간이변기 자체는 그리 비싸지 않다. 다만 충분한 양의 응고제를 비축해야 할 것이다. 또, 이 경우도 소변은 따로 처분해야 한다.

몸을 씻는 문제. 여기에는 당신이 비축한 하루 4리터의 식수에 여기에 필요한 물도 포함된다! 고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더럽게 지내지 않을 정도의 물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이다. 물이 부족하므로 최소한의 물로 몸을 씻는 법을 한번쯤 연습해두자. 군대 가면 물 한바가지만으로 샤워하기도 한다. 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하여서 물을 아낀다.

의류의 세탁. 되도록 집에서 머무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옷을 깨끗하게 아껴입으면서 버틴다. 정 세탁해야 할 경우는 아낀 식수로 최소한의 물을 사용하여 손세탁한다. 빨래판이 있으면 훨씬 낫다. 물이 부족하다면, 인근에 깨끗한 수원이 있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태가 조금 좋지 않은 물이라도 정수해서 쓸 수 밖에 없다.

흰 얼굴로 깨끗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건 도둑/강도들에게 표적이 될 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알아서 판단할 것. 눈에 띄지 않게 속옷과 양말만 세탁해도 훨씬 낫다.

락스(염소계 표백제)는 화장실과 주방 청소에 쓸 뿐만 아니라 식수의 살균 소독에도 쓸 수 있다. 1리터에 4방울 비율로 물에 넣어주면, 기생충을 죽여준다. 아쿠아텝스 등이 이와 같은 효과. 다만 요즘에 나오는 첨가물 많은 락스는 곤란하고, 순수하게 치아염소산나트륨만 든 업소용 락스를 써야 한다. 세탁에도 쓸 수 있지만 탈색력이 너무 강해서 흰색 의류에만 써야 한다.

벌레는 가급적 꼬이지 않는 것이 최고다. 파리건 모기건 사람에게 달려들기 시작하면 버티기 어렵다. 사람이 픽픽 죽어나가거나 하수처리가 완전히 멈춘 도시라면 악취와 벌레가 세상을 덮을 것이다. 쓰레기는 가급적 멀리, 깊이 파묻자. 모기장이나 방충망을 갖추고 꼼꼼히 점검해라. 모기기피제나 살충제 등 약이 있다면 써도 좋지만 냄새와 환기에 유의한다.

1.7. 보안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 대처가 아니라 예방이다. 대재해 상황에서 예방은 있어보이지 않는 것이다. 삐까뻔쩍한 장비를 자랑하듯 드러내놓고 다닐수록 약탈자와 도둑의 눈에 잘 띈다. 생존주의에 입문한 사람은 택티컬 장비나 고급 등산용품을 자랑스레 보유하고 드러내 사용하기를 즐기는데, 장기 생존 상황에서는 그런 것은 되도록 감추는 것이 좋다.

군용 장비를 꺼리는 이유 또한 여기에 들어간다. 몰리 웨빙 가득 박아넣어 눈에 확 띄는 사막위장색 어택백보다 등산용 배낭이 눈길을 끌지 않아 적합하다. 사태가 아주 급박한 경우, 겉에 허름한 포장이라도 해서 더더욱 감출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재난상황이 발생할 시, 기껏해야 청바지, 예비군 전투복(깔깔이, 야상), 안전모, 등산배낭 따위가 평균적인 옷차림일 것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난하고 비루한, 별로 건드려봤자 재미없는 보통 사람 행세를 해서 시선을 끌지 않는 것(Low profile)이 생존의 열쇠다. 집의 창문은 커튼을 쳐서 방 안의 불빛이 밖으로 새지 않게 하고, 소란스럽게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베란다 태양광 발전판 같은 것도 눈에 띄면 강도를 부를 수 있다. 연기를 피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문을 꼭꼭 잘 단속하고,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남의 눈에 띄지 마라.

하지만 치안 부재의 장기적 재난 시에는 도둑과 강도가 횡행하기 쉽다. 반드시 싸워야만 하는 경우가 언젠가 올 터이고, 고로 개인의 호신수단은 필요하다. 당신이 무술의 고수라면 몰라도 맨손으로 강도와 싸울 생각은 하지 말라. 그렇다고 도검 같은 거창한 무기는 비싼데다, 다루기도 어려운 일반인의 능력 밖이므로 부적합하다.

일반인이 평상시 준비해두기에는 야구방망이나 한손으로 휘두를 수 있는 장도리 같은, 가정집에 놔둬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무장이 좋다. 물론 이는 평화로운 시기에 저렴하게 준비하기 위한 것이고, 치안부재 상황이 예상되면 최대한 강력하고 좋은 무장을 구해야 한다. 무술에 흥미가 있다면 더 좋은 무기를 도검소지허가를 받고 수집해도 된다.

당신이 무술을 닦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흉기를 든 강도와는 싸워서 이길 생각 말고, "나한테 덤비면 재미없다!"는 것을 보여줘서 쫓아내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참고로 실내에서 쓸 거라면, 실내의 벽이나 문, 천장에 닿아서 휘두르지도 못하는 일이 많으니 길이가 긴 야구방망이보다는 장도리가 차라리 낫다! 야구방망이는, 성인용 사이즈 말고 청소년용 가볍고 짧은 배트가 무기로 휘두르기에는 더 적합하다. 목검이 있다면, 실내에서는 일반적 검 휘두릇이 잡기보다는 봉 쥐듯이 칼날 부분을 왼손으로 잡고 짧게 휘두르거나 찌르거나 가로막는 식으로 운용하는게 차라리 편하다.

또한, 강도가 도검 류의 큰 무기를 들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마대자루 길이 정도의 장봉 같은 것도 하나 마련해두면 좋다. 어설프게 휘두르려고 하지 마라. 상대를 때려잡으려는게 아닌, 무기 가진 적을 콱콱 밀어내서 제압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장봉이 대부분의 무기에 대해 우세함을 보였다. 현대 경찰도 냉병기 들고 휘두르는 사람을 제압할 때 긴 막대를 이용한다.[21] 어쨌든, 싸움에서는 리치가 긴 것이 최고다. 아울러, 재난 상황이 왔을때 칼날을 작대기 끝에 부착하면 단창으로 변한다.

장봉은 무술 용품점에서 파는데, 잘 휘는 등나무나 백낙곤 같은거 말고 참나무나 박달나무 종류의 단단하고 휘지 않는 재질로 입수하자. 비교적 가볍고 싼 박달나무 봉이 2만원 미만, 고급 참나무봉은 8만원대 정도.

방패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인이 방패를 상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작정하고 들어온 강도도 방패를 마주하면 당황하기 십상이다. 또한 방어력도 막강하다. 보통 사람은 주먹만 날아와도 반사적으로 눈을 감아버리는데, 방패가 있으면 주먹 아니라 무기라도 쉽게 받아낼 수 있어서 싸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을 용감한 전사로 만들어준다.

이런 식의 물건도 있지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조만 참고해서 재난 상황시에 방패를 자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안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진압복과 진압 방패도 판매하는데, 소형 원형 방패가 8만, 투명 플라스틱 방패가 12만, 경찰에서 쓰는 평화방패는 20만원대까지 나간다.

한국에서 보안을 위해 원거리 무기까지 마련해야 할 정도면 완전히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일 것이다. 그런 때라면 그냥 밖에서 눈치 잘 보다가 죽은 경찰 군인 시체에서 총을 훔치는게 나으리라. 그래도 평소에 어떻게든 원거리 무기를 하나 마련하여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다면, 아니면 새총을 택해라.[22]

국내에서 활은 스포츠 용품이기 때문에 살상력을 가졌음에도 도검소지허가 같은 골치아픈 절차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30파운드 이하의 입문자용/청소년용 저가 리커브 보우와 연습용 FRP 화살 약간 합해서, 신품을 25~30만원 선에서 장만할 수 있다. 보우피싱이나 활 동호회 카페의 중고장터를 잘 눈팅하면 20만원 정도에서 한 세트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것은 보통 50~60파운드인게 함정. 다들 그렇게 쓴 맛을 보고 시작하는 거지

괜히 높은 파운드 구하지 마라. 자신이 쉽게 쑥쑥 당길 수 있는 조금 약한 활을 이용해서 정확하게 쏘는 것이 위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에게는 30파운드만 해도 충분하다. 진짜 살상력은 브로드헤드 화살촉에서 나오니까, 활의 파운드수에 욕심내지 말고 좋은 화살과 화살촉에 신경쓰고 평소에 연습을 좀 해두어라.

새총은 시시해보이겠지만, 이것도 잘 다루면 사람 잡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한다. 작은 새나 쥐 같은 동물 사냥에도 좋고, 저렴하고 쉬운 무기이다. 슬링보우로도 개조할 수 있다. 상세는 새총 항목을 참고.

사실 활이나 새총, 석궁 따위보다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원거리 무기는 돌팔매질이다. 슬링은 오랜 연습이 필요하니 어렵고, 활도 연습이 필요하며, 새총은 탄환의 위력에 한계가, 석궁은 총포도검류 소지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돌멩이 던지기는 허가도 필요 없고 구하기도 매우 쉬우며 이목을 끌지도 않는다.[23] 보통 사람이라도 10여미터 이내에서 돌멩이 던져 맞추는 것 정도는 쉬우며, 당연하겠지만 대인 상대로 위력도 잘 나온다. 여러명이 모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위력이 강해지니, 비상시 수성전용으로는 이쪽도 괜찮은 선택.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도 임시방편이지만 없는것보다는 훨씬 낫다. 약탈자나 강도에게 혼란과 고통을 줄 수가 있다. 근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성과 아이 같은 약자의 도구로도 훌륭. 일반 최루 스프레이보다 더 강한 곰스프레이를 이용하면 더욱 좋다. 다만 맞바람을 받으면 위험하다거나, 사거리의 한계, 제대로 효과를 주려면 안면을 기습적으로 잘 노려야 하는 등 나름대로 사용법 숙지가 필요하니 알아두자.

개인의 보안 다음으로 주거지의 보안이 문제인데, 한국의 현대 가옥은 건물이 견고한 편이라서 창문과 출입구만 잘 막으면 꽤 보안이 잘 된다. 하지만 문제는 통으로 열리는 유리창. 장기 재난시에 창문 깨트리고 난입하는 강도가 있을 것은 뻔한 일, 고로 미리 창문에 쇠창살을 부착하고, 알루미늄 샷시로 된 뒷문 같은 약한 문이 있다면 미리 튼튼한 것으로 교체한다. 다만 창문의 쇠창살은 화재시 내부에서 열고 나갈수 있는 구조의 것이 좋다. 튼튼한 덧창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탈자가 생길 정도의 상황이라면, 이웃과 연대하여 숫자의 힘을 키우는 방법과 요새화해서 막는 방법이 있다. 숫자는 곧 힘이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에는 30~50명씩 떼지어 다니는 강도들이 나타났으며, 혼자 또는 소수서 버티는 생존자는 여지 없이 털렸다고 한다. 이웃이 동료의식이 있고 연대의 의지를 보인다면, 같이 손잡고 공동방위체계를 결성하자. 아니면, 집의 문을 걸어잠그고 출입구나 계단을 막아버려서 농성한다. 아예 들어올 생각을 못하게 막는 것이다. 고층이면 계단과 창문을 막으면 되니까 편리. 대신 로프로 탈출한다든지 하는 비상수단은 마련해두자. 집집마다 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 다들 피난가거나 뿔뿔이 흩어진 전쟁 상황 같은 경우라면 이미 털리고 아무것도 없는 집처럼 위장해서 숨는 방법도 있지만 이것은 좀 극단적인 경우.

1.8. 의료

출혈을 멈출 붕대(각종 천이나 수건도 급한대로 쓸 수 있다), 소독용 알콜, 진통제는 최우선적으로 준비한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당신 혼자서 어떻게 하기 어렵고 의사를 찾아나서야 한다! 고로 휘황찬란하고 비싼 기성품 고급 구급낭보다는, 간단한 가정 구급낭으로 시작해서 꼭 필요하고 건실한 용품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꾸려라.

필수 의약품과 의료 장비 목록은 BOB 항목을 참고하자.

1.9. 저렴한 1개월 생존 비축

위 서술을 좀 더 일상생활에 맞춰 간략화한 것. 생존주의가 큰 돈이 들어가는 부자의 취미이자 낭비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장거리여행 중 이변에 대비해 자동차 뒷좌석에 담요 하나 놔두고 트렁크에 안전장비, 차량용 소화기 정도 갖춰놓는 것도그리고 학교 밥이 맛 없을 때를 대비해서 가방에 건빵 한 봉지 쑤셔넣고 다니는 것도 일종의 생존주의다. 물품 준비는 최대한 실용적으로, 낭비하지 않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준비가 오래 간다.

  • 식수: 생수 좀 더 사놓는다. 별로 비싸지 않은 정수제나 무첨가물 락스를 사놓아도 좋다. 빗물 등 수질이 의심스러운 물은 수건으로 한번 거른 다음 정수하자. 비상사태 발생 직후 아직 수도가 작동한다면, 그리고 수돗물이 오염되지 않았다면, 즉시 채워놓을 예비 대용량 물통이나 양동이가 요긴하다. 재해 시 정부에서 나눠주는 식수를 받든, 동네 뒷산에 올라가서 약수를 떠오든 써먹을 곳이 생긴다.
  • 식량: 쌀 한 포 더 사놓는다. 1개월치 비상식량이라면 라면을 박스째로 1~2개쯤 사놔도 나쁘지 않다. 반찬 살 때 스팸, 통조림, 레토르트, 절임, 건조식품 등을 조금 더 사놓는다.
  • 조리화력: 집에 있는 야외용 가스버너 활용. 부탄가스를 조금 더 사놓는다. 국가재난정보센터에서는 15개 이상을 권장한다.
  • 조명: 라이터와 양초 좀 더 사놓고 손전등 몇 개와 건전지를 비축한다. 태양전지판을 사용하는 중국제 랜턴 정도는 그리 비싼 거 아니니 보험 삼아 사놔도 된다.
  • 난방: 도시가스 외 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라면 약간의 연료를 더 저장해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보일러를 작동시킬 전기도 안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난로를 창고에 하나 처박아두던가, 담요와 슬리퍼 등 집안의 방한용품을 활용할 것. 등유나 연탄은 타기만 하면 되므로 특별한 유통기한은 없다. 유류는 증발과 화재를 막기 위해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된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공구상자에 톱과 손도끼 정도는 장만하자.
  • 위생: 비닐 봉지 크고 작은 것으로 몇 다발. 휴지와 물티슈를 조금 더 사둔다. 적어도 속옷, 양말, 수건 따위는 빨아야겠다면 빨래판과 대야 하나는 있어야 한다. 비누, 치약, 칫솔 등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달은 버틸 수 있는 게 보통이지만 약간 더 저장해도 무방하다.
  • 보안: 야구 방망이 하나. 혹은 장도리 재활용. 맥라이트 6D 같이 묵직한 곤봉 겸 손전등이나 체육용 목봉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고 평소에도 요긴하다. 튼튼한 문짝과 덧창, 커튼 등을 갖춘다.
  • 의료: 구급약품 약간.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 반창고, 삼각건, 응급처치 매뉴얼 등.
  • 통신: 가족 간 연락을 원한다면 건전지를 사용하는 생활무전기를 고려할 수 있다. 가격대가 싸구려도 5만원 이상이지만 감당 못할 가격은 아니다. 정부 등에서 제공하는 재해정보를 원한다면 라디오를 준비한다. 1~2만원짜리 FM라디오로도 충분하다. 성능 좋고 비싼 단파라디오를 구해 정보를 갈구할 정도라면 이미 정부기능은 재난 주관 방송인 KBS 제1라디오마저 유지 못한다는 뜻일 테니. 값싼 중국제 단파 라디오도 있으니 찾아보자. 액정이 달린 라디오는 전력효율이 좋지 못하지만 아쉬운대로 쓸 수 있다. 어느 종류를 갖고 있든 건전지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며, 기왕이면 자가충전이 가능한 종류가 좋다. 전화통화가 가능하다면 전화망 폭주에 대비하여 각 대책기관 연락처를 미리 알아놓고 비상연락망을 준비해둔다. EMP가 걱정될 경우, 알루미늄 호일이나 금속상자 따위로 간단한 방호장비를 자작할 수 있다. 100%는 아니더라도 기껏 구해놓은 장비를 망가지지 않게 보호할 수 있다.
  • 이동: 자동차 연료통을 항상 절반 넘게 채워두고 다니는 게 좋다. 그렇게 하기엔 평소 연비가 걱정이라면 예비연료통을 준비해 연료를 비축해둔다. 인화물질인만큼 화재에 유의할 것. 휘발유의 유통기한은 짧은 편(반년~1년 안)이므로 선입선출로 관리한다. 오토바이는 연료가 적게 드는 편이고, 자전거는 인력에만 의존하니 도난 당하지 않는 한 좋은 선택이다. 연료가 빠르게 바닥나고 약탈자가 횡행하는 극한상황이라면, 이목을 끌지 않게 그냥 도보로 다녀라. 운동화 2켤레 이상을 번갈아 신을 수 있게 준비한다.
  • 방재: 집에서 생길 문제라면 대부분은 화재다. 담배꽁초 등 불씨를 단속하고 소화기를 비치해 꾸준히 점검해라. 인화물질을 주의하자. 난로는 생각 없이 방바닥에 놔두는 물건이 아니므로 받침대와 안전망 정도는 준비할 것. 비상통로를 체크하고, 유류저장고 근처에는 잘 말린 모래를 비닐에 담아 놔둔다.[24] 수해를 걱정한다면 펌프, 우의, 장화를 갖추고 지붕을 점검하자.
  • 비상금: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너무 익숙해졌다면, 현금은 없는데 신용카드는 결제가 안 되고 ATM기는 작동 안 하는 사태를 만날 수 있다. 일정량 이상의 현금은 필요하다. 금은 등 패물은 재난상황에서 그 가치를 측정하기가 어렵고 상대적으로 헐값에 팔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량의 현금보다는 휴대가 비교적 편하다.

평소에는 집에 쌀 10~20kg 한 포만 사놓고 떨어지면 마트 가서 사던 것을, 한 포만 더 사놓고 한 포 떨어졌을때 미리 채워놓아 항상 집에 한 포의 여유는 있게 만드는 식이다. 고로 생수나 쌀, 반찬 사놓는 것은 일시적으로 소비가 더 이루어지긴 하지만 결국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전혀 낭비가 아니다! 다른 용품도 놔두면 평소에 쓸 일이 있는 것들을 조금 더 비축해둘 뿐이다. 이것을 갖추고 나서도 계속 불안하다 싶으면, 여기서 비축양을 늘려가거나, 조금 특별하고 편리한 럭셔리에 해당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식으로 비축의 질과 양을 늘려나가면 훌륭한 장기 생존 비축이 완성된다. 또한 차량이 있다면 이 정도는 실을 수 있으므로 피난을 가야하는 상황에도 이 물자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장기 준비에 큰 돈이 들어가고 전혀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비싸고 특별한 물품으로만 채운다는 것은 착각이다. 화생방 상황에 대비한다면 모를까, 보다시피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1개월 생존을 위한 비축을 최대한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심지어 독가스, 화산재, 방사능 낙진 등도 테이프와 비닐로 틈새를 메꾼다면 집에서 어느 정도 방호가 가능하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방독면과 보호의를 갖추고 최대한 빨리 위험지역을 이탈하는 것이다. 단,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 등 도달속도가 굉장히 빠른 건 예외. 차 타고 전력질주해도 이미 늦었다. 대화재가 일어났다거나 건물이 붕괴한다거나 그러지 않는다면 그냥 대피소에 숨어라. 이틀만 버티면 간간히 환기가 가능하고 2주만 버티면 우의 따위로 조잡한 방호복을 만들어 잠깐 나가볼 수 있을 만큼 방사능이 상당히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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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무너진 건물잔해에 파묻힌 상태에서 흘러내리는 물만 먹고 10일 이상 버틴 생존자가 3명이나 나왔다. 박승현씨의 경우 무려 17일을 버텼다.
  • [2] 라이프스트로우 패밀리 제품군이 중력 정화식이다.
  • [3] 사실, 이런 정수기 류는 백플러시 즉 불어내서 필터에 걸린 찌꺼기를 불어내는 것 청소를 하면 수명을 어느정도 되찾을 수 있다. 1천리터 수명이라는 것도 최소 수명을 말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백플러시 하면서 더 오래 쓸 수 있다.
  • [4] 양자 모두 바이러스는 거를 수 없지만, 소이어 미니는 중력 정수한 물을 자외선 살균하거나 끓이거나 락스 소독하는 등의 추가 처리를 하기 편하다.
  • [5] 약 378,541,178리터. 다만 이것은 백플러시(불어내기)로 씻어내가며 썼을 때의 최대 수명으로, 실제로 타사 제품들도 이런 청소로 수명 연장을 할 수 있다. 타사 제품 수치는 최소 수명이며 소이어의 정수 수명은 이론상 최대 수명. 실질 수명은 사실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 [6] 시중 제품 대부분 마찬가지다. 탄소 필터가 없어서 이 부분은 포기하거나, 수명 각오를 하고 탄소 필터를 쉽게 교체 설계하거나.
  • [7] 막 다뤄도 문제 없는 현재의 정수기와는 달리, 역삼투압 담수화 필터는 사용 안 해도 1년마다 오버홀해줘야 하고, 사용하면 필터 수명이 팍팍 떨어진다. 청소 까먹으면 필터가 금새 망가진다. 사실상 해안 생존용이라기보단 구명보트에 실어놓는 일회용에 가깝다.
  • [8] 카타딘의 Survivor 06 Desalinator가 550달러 대. 1시간 펌프질해서 민물 4.5리터 만들어낸다.
  • [9] 반죽으로 팬케이크를 만들어먹으면 의외로 연료와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맛이 허용하는 한 이거저거 마구잡이로 첨가해도 된다. 길가의 들풀이든 뭐든. 실제로 미국 서부 개척민들이나 러시아 농민 등이 팬케이크를 죽어라 만들어 먹은 이유가 이거다.
  • [10] 불린 쌀에 붓는 물을 끓는 물을 쓰면 시행착오를 좀 줄일 수 있다.
  • [11] 도수가 높은 술이라면 급한대로 소독용으로 쓸 수도 있다. 미국 테네시 주의 이스트테네시 주립대학과 한 재향군인병원에서 보고한 바에 의하면, 40% 알코올은 수돗물로 세척한 것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시중의 소독제도 마찬가지로, 60% 알코올 농도에서 비로소 소독효과가 검증되었다. 물론 깨끗한 수돗물로 세척하는 것 자체가 위생에 엄청난 플러스이므로, 이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시는 아리수를 무시하지 마라 40도 수준의 술이라도 감지덕지겠지만. 가급적 불순물이 적고 도수가 높은 술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술 자체를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기껏해야 대형마트의 보드카 정도. 함부로 소독용도로 썼다가 상처가 자극 받아 덧날 확률은 무시하지 말 것. 특히 화상에 소주 같은 술을 끼얹는 건 금기다. 화상에는 일반 연고나 소독제도 함부로 못 쓴다!
  • [12] 알파미. 뜨거운 물 부어서 기다리면 쌀밥이 됨. 유통기한 5년
  • [13] 주스도 엄밀히 말하면 이런 제품군에 가깝다.
  • [14] 혼자 있을시 정말큰 도움이 된다. 우울할 때 먹는 사탕 하나가 큰 위안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 [15] 말은 2년이지만, 99년산 부탄가스도 2013년에 잘만 켜진다. 녹만 슬지 않았다면 그대로 써도 문제 없을 것이지만, 극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사용 불능이 되면 삽질이니, 제때 교체하도록 한다.
  • [16] 노즐 교환이 필요하지만, 종종 세팅 없이 모두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음
  • [17] 그러나 이런 막장 상황에서는 미리 연료를 준비하질 못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나무를 싹쓸이해버릴 것이다. 도시 안과 그 주변의 나무는 정말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금방 다 사라진다. 마지막엔 합판이든 타이어든 플라스틱이든 탈 수 있는 것은 전부 태워버리게 된다.
  • [18] 조리는 불가능하다(...). 양초 몇 개 정도의 열량으로는 물 끓이기도 어렵다. 기껏해야 음식이 식는 속도를 살짝 늦추는 게 한계.
  • [19] 중국 라디오 메이커 TECSUN의 미국 상표. 중국 브랜드지만 가성비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 [20] 사실 치열한 경쟁과 전반적 업그레이드 속에서 날이 갈수록 가성비가 올라가고 전체적 품질이 상향평준화되어가는 LED 라이트 시장과는 달리, 수동식 발전기가 붙은 소형 라디오 겸 라이트들은 경쟁자가 그다지 없다보니 품질이 다들 좀 그렇다. 유명제품인 이튼 제품도 불량률이 제법 보이고 오래 굴리기엔 내구도가 딸린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 [21] 카타나 들고 설치는 정신병자에게 청소용 마대자루를 들이대서 잡은 경우가 있다.
  • [22] 사제 총기를 만들 수 없냐면 그건 아닌데 그에 관한 지식을 얻기 매우 힘들고 화승총은 혼자서 쏘는거라면 차라리 몽둥이가 낫고 그 이상의 물건을 만들려면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하는데 이경우 경찰한테 걸리면 심히 골룸해진다. 엄마한테 빨간책 숨기는 것 배 이상의 노력과 잔머리를 요구할것이며 그렇다해도 전문 밀수꾼 수준이 아니라면 재수없으면 걸린다. 거기에 탄약 무게와 탄약관리 문제를 합친다면 차라리 석궁등을 쓰기를 권한다.
  • [23] 베란다 화단에 깔아놓는 돌덩이도 훌륭한 돌팔매질 재료이며, 공터에서 버려진 벽돌이나 짱돌들만 주워다가 마당 한켠이나 창고에 쌓아놔도 훌륭한 비축무기가 된다.
  • [24] 관리 안하면 숨어 있던 잡초 씨앗이 비닐을 뚫고 솟아나는 광경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