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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한글 표기 논쟁

last modified: 2015-04-08 01:39:36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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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개요
2. '신해혁명 기점'의 자의성
3. 관습
4. 여러 독음
5. 어원의 뜻 살리기
6. 원음주의
7. 보기좋고 익숙함
8. 고유 명사의 기준이 모호함
9. 이웃나라 언어로서의 특수성
10. 두가지 표기방식 공존이 혼란을 줌
11. 방언 문제
11.1. 광동어 및 방언의 문제
11.2. 중국조선족사회의 이름,지명
12. 기타 한자문화권의 표기
13. 국한혼용체와의 연관

1. 개요

중국어한글로 표기할 때 수시로 따라오는 논쟁. 중국어 원어의 한자한국 한자음에 따라 표기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어 발음을 기준으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1] 한글로 표기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毛澤東:
중국어 원음 기준 – 마오쩌둥
한국 한자음 – 모택동

한국 한자음 표기를 지지하는 주장은 '한국음', 중국어 원음 표기를 지지하는 주장은 '중국음'으로 표기한다. 형평성을 위해 찬반 양론의 순서는 번갈아 가며 기재. 찬반이 무한정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주장은 한 번씩만 적어 주시길. 각주를 달아 재반박을 하는 것도 지양 바람.

실제로 이 문제를 놓고 2011년에 학자들 사이에서 토론회가 벌어진 적도 있었다.

2. '신해혁명 기점'의 자의성

  • 중국음: 신해혁명 이전의 중국어 음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해혁명을 기준으로 국어 음과 원음 표기로 나눈 것이다. 공자가 살아 있을 당시의 원음은 공자도 Kǒngzǐ도 아니었고, 이것은 그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사실 이건 어떤 언어건 마찬가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어 또한 계속된 변화를 겪어 고대 한국어와 현대 한국어는 소리가 꽤 다르다. 그래서 몇백, 몇천 년 전의 발음은 아무도 모른다. 언어학자들이 여러 문헌들을 바탕으로 당시의 발음이 어땠는지를 '추측'할 수는 있고 그 추측이 정설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100%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의 한자음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바뀌어서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해당 시대, 해당 지역의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수많은 음이 필요하게 되어 지극히 번잡하게 된다. 물론 중국인들은 당연히(…) 자기 지역, 자기 시대의 한자를 발음으로 읽는다. 한국 한자음 역시 '고대 중국 한자음'의 잔재로서, '현대 한국이라는 시대와 지역에서 쓰이는 한자의 올바른 소릿값'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한국 한자음이 한자로 된 중국 고대 문장 표기에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신해혁명은 봉건적 황제 체제가 무너지고 최초의 민주공화국이 들어서며 세계사적으로 의미가 큰 사건이다. 이 무렵부터 중국은 한국에겐 더이상 중화천하질서의 중심으로서 자기화(自己化)의 대상이 아닌, 타자화(他者化)로서 세계 여러나라 중 '하나의 다른 나라'로 인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전통 시대의 중국은 막연히 북경어 등의 수도 방언를 '관용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으며, 지역의 방언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 상태였고 민간의 방언을 통일하려는 노력도 크게 하지 않았다. 즉, 신해혁명 이전까지는 '공용어로서의 현대 중국어'는 명확하게 제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 한국음: 인명의 경우에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신해혁명을 나누기가 용이하나, 신해혁명이라는 연대적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리훙장(이홍장, 1823-1901)처럼 신해혁명 전에 죽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원음 표기를 하는 등, 그 기준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신해혁명 이후에도 쓰인 것과 쓰이지 않는 것이 공존할 수 있어서 같은 시대를 다루는데 현대 중국 한자음과 한국 한자음이 뒤섞이게 되는 불합리함이 있다. 예를 들면 지명의 경우, 삼국시대 삼국의 수도는 洛陽, 成都, 建業(각각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촉나라, 오나라의 도읍)인데, 이 중 지금도 쓰이는 洛陽과 成都는 중국식으로 '뤄양', '청두'로 적어야 하지만 지금은 안 쓰이는 建業은 '건업'으로 적어야 하는 모순점이 있다.
    신해혁명으로 전통 중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부에서 중국 전토에 통용될 '표준어'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해혁명 시기에 신정부에서 일단 정부에서 표준화해서 반포한 노국음(老國音)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혼란 떄문에 제대로 전국에 전파되지 않았고, 여러 방언 가운데 절충하여 취합한 음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방언과도 완전히 똑같지 않은 일종의 '인조 언어'로서 누구도 이 음에 따라서 말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방언과도 완전히 똑같지 않은 음이 '표준어'의 측면에서는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도 있다. 표준어 제일주의 항목에 적혀 있듯, 모두가 똑같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언어로써 차별받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평하게 배울 수 있는 인공의 언어를 상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1932년에는 북경 방언에 가까운 신국음(新國音)이 반포되었지만, 중일전쟁국공내전 때문에 이 역시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다. 즉, 신해혁명으로 만들어진 중화민국은 진정한 의미에서 '보통화'를 만드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현재와 같은 보통화가 완성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몇 년이 지난 1956년의 일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표준 중국어는 신해혁명-중화민국 시기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규범이다. 심지어 중화민국의 총통 장제스조차도 당시는 방언 발음인 Chiang Kai-shek로 알려지고 있었다. 인민공화국 이전까지 이러한 여타 표준 발음은 보편성이 없고 표준 중국어로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인정받지 못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보통화 발음'으로 전환하는 '기준점'을 신해혁명까지 소급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 보통화 전환의 기준점을 잡는다면 신해혁명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인민공화국의 성립으로 인민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보통화가 '표준중국어'의 지위를 차지하고 보급되어서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2]


3. 관습

  • 한국음: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모택동' '원세개' 등 한국음표기를 해왔는데 그 동안 문제는 전혀 없었다. 문제가 없는데 원음표기로 일부러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

  • 중국음: 관습은 무릇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 일본 인명도 '풍신수길' 등 한국음으로 읽는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에는 일본 원음표기로 정착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4. 여러 독음

  • 중국음: 한 한자에 한국 한자음이 여러 개일 경우 혼돈의 여지가 있다. (이)라는 한자가 원어에 들어간다면, 이것의 독음은 '악'인가, '락'인가, '요'인가? 易(yì)는 '역'인가, '이'인가? 중국어 원음을 기준으로 할 경우 병음-한글 표기법만 익히면 어떤 중국어 음이 어떤 한국 한자음에 대응되는지 학습할 필요 없이 바로 한글 표기가 가능하다. 또한 중국어에만 존재하고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한자는 한국 한자음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경우는 어찌해야 하는가? 이런 예외가 한두가지가 아닌데 어느 세월에 대응표기를 신속하게 떠오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중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글 전용으로 흘러가는 한국 사회에서, 중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문자학 쪽을 전공하는 일부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국어에서 사용 빈도가 아주 낮은 한자의 한국음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큰 관심도 두지 않는다. 吃의 한국음이 '흘'이라는 것 몰라도 중국어를 이해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며, 한국에서 한국어로 언어 생활을 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흘'이 아니라 'ㄔ/chī'이다.

  • 한국음: 한국 한자음과 중국 한자음은 모두 반절에 기반한 발음으로, 일본 한자음과는 달리 모든 발음은 1:1 대응한다. 위에 예를 든 樂의 경우 락 = lè, 악 = yuè, 요 = yào로 대응된다. 北도 '북'은 běi에, '배'는 bèi에 대응된다. 易 같은 소수의 예외가 있긴 하나 혼돈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며, 한쪽으로 통일한다는 기준을 세우면 된다.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한자는 형성자의 원리에 따라 임의로 한자음을 정하면 문제가 없다. 한국인들이 중국어나 중국 한자음을 따로 배우지 않는한 한국 한자음만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수의 예외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일까 중국 한자음을 따로 배워서 익숙해지는 것이 효율적일까?

5. 어원의 뜻 살리기

  • 중국음: 외국어 고유 명사의 원어 의미는 그 단어의 뜻을 바르게 전달하는 것도 아니기에 중요하지 않다. 김대중은 큰 중심이라서 大中이 아니라 그냥 사람 이름일 뿐이다. 또한 한국 한자음은 동음이의자가 많기에 한국어 독음만으로는 그다지 어원적 의미를 알 수 없다. 명왕성의 '명'이 어둡다는 뜻의 冥이라는 것은 명왕성의 한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의미를 유추하려면 한자음을 읽는 것보다 우리말 표현에 맞는 번역이 좋을 것이다. '궁런티위창'이라 쓰지 않을 것이면 '공인체육장'이 아닌 '노동자 경기장'이라 하는 게 나을 것이다. 특히 중국(대만, 홍콩 등도 포함)어 제목을 그냥 한자 한국음만 제시하면 끝이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번역하지 않으려는 성향까지 띤다. 노래 제목이 月亮代表我的心인데 이것을 '월량대표아적심' 하는 것은 한자독음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한국어로 해석하기 힘들다. 이럴 때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로 옮긴 '달이 내 마음을 나타내 주네'도 낫지 않을까? 물론 원 발음을 따른 '웨량다이뱌오워더신'는 적어도 대충 중국어 원음으로는 어떤 말인지 대충 알 수 있기도 한데 월량대표아적심은 원음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 한국음: 한국 한자음으로 표기하면 한국어 사용자는 원어의 의미를 유추하기가 쉬워지며, 1음절 대응으로 어원적 뜻을 형태론적으로 잘 살릴 수 있다. '공인체육장'이라고 하면 뭐 하는 곳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지만 '궁런티위창'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 한자음을 따로 익혀야만 겨우 궁런티위창이 어떤 뜻인지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같은 한자를 두고 여러개의 발음을 익혀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비효율적인 일을 왜 사서 해야 하나. 또한 한국 한자음의 동음이의자의 문제는 다소 맞지 않는 지적이다. 동음이의자의 문제는 비단 한국 한자음만이 아닌 어디에나 있으며, 동음이의자의 경우 문맥과 한자음의 결합을 통해 속뜻을 유추해낼 수 있다. 그리고 모택동이 사람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며 그 속뜻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모택동이라고 표기한다 한들 무엇이 문제인가?

6. 원음주의

  • 중국음: 원음 기준으로 옮겨 적어 원음에 더 가까운 쪽을 채택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국제화 시대에서 한자가 아닌 로마자(한어병음 또는 웨이드식)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어(특히 인명) 단어도 적지 않다. 국제적인 모임에 참석하는 중국인이나 중국계 외국인인 경우 더더욱 그렇다. 만일 로마자 표기나 발음만을 알고 있다면 일일이 한자를 찾고 음을 알아내는 번거로움과 잘못 옮길 위험을 겪는 것보다 원음을 옮기는 게 훨씬 깔끔하다.

  • 한국음: 원음주의는 의미가 없다. 어느 집단에서나 언어는 조금씩 변하게 되고 발음도 마찬가지다.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 내의 사용을 위한 것이고, 한글로 중국어 발음을 재구성한다고 해서 그걸 중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로 든 "마오쩌둥"이나 "궁런티위창"을 중국인들 앞에서 읽어 본다고 해서 그것을 중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중국어는 성조어이기 때문에 더더욱 차이가 뚜렷해진다.

7. 보기좋고 익숙함

  • 한국음: 아직까지 한국 한자음이 보기좋다고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나 인명이 아니라면, 중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원음으로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몰라서 일일이 찾아봐야 하며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리그베다 위키에 작성된 카이핑 누각과 촌락 문서도 한자 표기가 開平이기 때문에 중국식 원음으로 쓴다면 카이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카이…으로 항목명이 잘못 작성되었을 정도. 알파벳으로 된 서양의 고유 명사와 달리, 중국의 인명은 한자로 되어 있으며 그 경우에는 외국어인 중국 원음에 의존하기보다는 한국 한자음에 의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 고 편하다.

  • 중국음: 이것은 익숙함과 시간의 문제이다. 실제로 사천성이라는 표기에 익숙한 세대는 '쓰촨'이 낯설어 보이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지만, 쓰촨이라는 표기가 익숙한 세대에게는 오히려 '사천'이라는 표기가 더 어색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호금도'와 '습근평'보다 후진타오시진핑이 더 익숙하다. 카이핑을 카이펑으로 잘못 쓰는 오류의 사례를 들자면 반대도 들 수 있다. 한국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한자들을 한자 한국음으로 읽는다고 적당히 음 추측하다가 틀리는 일도 많다. 지명이자 열차 등급인 쥐광(莒光)을 정확히 모르고 '여광'이라고 한다든지. 莒의 한국음은 '려'가 아닌 '거'이다. 대만에서 열차를 타는 사람이면 아는 쥐광을 굳이 한국음으로 쓰겠다고 음 적당히 찍다가 틀리게 할 필요가 있을까?

8. 고유 명사의 기준이 모호함

  • 중국음: 원음 표기인 고유 명사와 한국 음 표기인 일반 명사는 혼동이 적다. 國立臺灣師範大學의 경우, 고유 명사를 형태소별로 나눈 뒤, 그 형태소들 중 고유 명사인 부분만 원음으로 적으면 된다. 國立臺灣師範大學의 경우 國立, 臺灣, 師範, 大學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 고유 명사는 臺灣 하나뿐이다. 고유명사는 한국어에 있는 단어가 아니거나 뜻이 다르므로 바로 알 수 있다. 즉 국립, 사범, 대학은 우리말에 같은 의미로 있으므로 '국립 타이완 사범 대학'으로 적으면 된다. 또한, 중국·타이완 내에서의 외국어 표기(주로 영어)도 하나의 참고 대상이 될 수 있다. National Taiwan Normal University라고 쓰니, 우리도 국립 타이완 사범 대학이라 옮기면 된다.

  • 한국음: 어디까지가 고유 명사이고 어디까지가 일반 명사인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天壇公園은 천단공원인가, 톈단공원인가, 톈단공위안인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서우두'는 고유 명사인가, 아니면 일반 명사 수도(首都)인가? 특히 예술 작품 이름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두드러진다. 영화 <천녀유혼>(倩女幽魂)은 말 그대로 천녀의 떠도는 넋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천녀유혼이라 표기할 수도 있지만 전체를 고유 명사로 보고 '첸뉘유훈'이라 표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얼마전부터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에서 천안문을 "톈안먼(天安門)"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고유 명사 기준의 모호함은 둘째치고 이게 합리적이고 원활한 소통과 무슨 상관이 있나? 이젠 아예 한국 한자음과 중국 한자음을 둘다 배워야 할 기세 아니 그러면 중국어를 한글로 옮길 사람이 중국 한자음을 안 배우면 그게 말이 되나?

9. 이웃나라 언어로서의 특수성

  • 중국음: 중국은 중국어 발음으로 한국의 지명·인명을 읽지만, 이것은 중국어 음운상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어차피 외국 인명과 지명은 중국어로 음역이나 의역을 해야 하고, 음역이나 의역을 할 글자를 새로 정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글자를 그대로 활용하는 편이 나은 셈이 된다. 신문 등 시급성이 있는 경우, 한국에서 한자로 뭐라고 쓰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 한국어 발음대로 음역 글자를 정해서 쓰며 음역한 것이라는 표시를 한다. 그러나 표음 문자를 쓰는 한국어에서는 자국어 발음을 존중할 수 있고 그래야 옳다. 동계어나 언어 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자국어의 음운론을 기반으로 한 고유 명사 발음은 고대부터 오랫동안 내려온 것에 한정되며 현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동명이인인 현대 이탈리아 사람 미켈란젤로는 프랑스어로 미셸앙주가 아니라 미켈란젤로이다.
    유럽에서도 지명의 경우도 자국어 발음이나 철자를 현지 존중을 하려는 성향으로 서서히 변해 가고 있다. 토리노(Torino)는 영어로 튜린(Turin)이라고 하지만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공식 영어 문서에서 Turin이 아닌 Torino를 고집했다. 현행 외래어 표기도 그 원칙에 의한 것이며, 그 기준이 (완벽하진 않으나) 신해혁명인 것이다. 외국어 발음을 옮길 때는 현지어 발음을 기준으로 옮기는 것이 당연하고 간편하며, 이름을 올바르게 불러준다는 일종의 '예의'이기도 하다. 한국 한자음은 사실상 '제3국 발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지어 발음을 존중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어 음운 체계 안에서다. 표준중국어에서 f와 p 발음이 구분되지만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그러한 구분까지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신의 이름이 중국어권에서 표준중국어 한자음으로 읽히는 게 불만이라면 자신의 이름의 본래 한자표기 무시하고 표준중국어로 읽었을 때 자신의 이름과 가깝게 들리도록 새로운 글자로 음차하면 된다.

  • 한국음: 계어언어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자국어의 음운론을 기반으로 한 고유 명사 발음은 자 문화권 한중일뿐만이 아니라 세계 보편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피렌체(Firenze)는 영어로는 플로렌스(Florence), 독일어로는 플로렌츠(Florenz), 스페인어로는 플로렌시아(Florencia)이고.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프랑스어로는 미셸앙주(Michel-Ange), 스페인어로는 미겔 앙헬(Miguel Ángel)하는 식. 유럽에서도 본인의 이름을 부를 때 자신의 방식을 쓰기도 하고 외국의 방식을 쓰기도 한다. 즉, 원음을 존중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규칙으로 정해둬야 할 것이 아니다. 정작 중국인들도 한자 문화권의 고유 명사는 자기네 발음대로 읽으며, 일본과 베트남도 중국어권의 고유 명사는 자기네 발음대로 읽는다. 중국인들이 중국어 음운상 어쩔 수 없다? 그건 한국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10. 두가지 표기방식 공존이 혼란을 줌

  • 한국음: 아무리 원음 표기를 기준으로 해도 여러 문제 때문에 국어 음 표기를 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으며 아마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국어 음 표기를 하던 시절 북경어를 기준으로 쓰던 사람은 거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없었다. 물론 언어는 계속 변하는 것이므로 중국 한자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한국 한자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규칙으로 정해 버림으로써 한쪽은 완전히 틀리고 한쪽은 완전히 옳은 꼴이 되어 버렸다. 한국 한자음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처럼 불필요한 사회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 중국음: 시간의 문제일 뿐. 국어 음 표기 주의자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질 것이며 원음 표기로 통일될 것이다.

11. 방언 문제

간단히 말해서 성룡/청룽, 바이 칭강/백청강 문제. 표준 중국어와는 또 다른 형태의 한자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의 문제이다. 한국 한자음 역시 광동어와 같은 '한자음의 여러 변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으므로 이하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동등하다.

개별 사례와 본인의 요청에 따라 타협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러한 사례는 어디까지나 일회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충돌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방언 사용자들도 표준중국어 사용자들과 소통이 필요하고 그들은 결국 자신의 이름을 표준중국어로 읽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표준중국어로 자리잡은 곳은 방언이나 기타 외국어식 발음이 사라졌다. 대만어나 일본어를 기원으로 하는 '다카오'는 이미 표준중국어 '가오슝'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11.1. 광동어 및 방언의 문제

  • 중국음: 방언 사용자들도 기본적으로 표준중국어로 중국어권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표준중국어 발음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 성룡처럼 본인의 요청 하에 예외를 적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광동어로 적용할지, 무엇을 표준어로 적용할지 혼란의 여지는 사실 없다. 반대로 홍콩을 샹강이라고 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향항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홍콩하고 마카오에서 아무리 광동어가 모어라 할 지라도 중국에 속해있는 이상 영어보다 만다린이 더 잘 통한다. 그들만의 고유명사인지 모호할 때는 별도의 요청이 없는 이상 만다린 원음을 따르는 것이 혼란을 줄일 것이다.

  • 한국음: 홍콩·마카오에서는 아직까지 보통화가 아닌 광동어가 압도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영어표기 마저도 광동어에 바탕을 하고 있다. 즉, 소수 만다린을 제외하고는 공식표기와 발음 자체가 광동어이며, 대부분이 홍콩을 샹강이라고 억지로 고집하지 않는다. 즉, 성룡을 '청룽'으로 적는다든지 하는 것은 오히려 원음주의에 모순된다. 또 하나의 예로는 장제스가 있는데, 정작 영어표기나 본인 스스로는 강성 발음대로 장개석에 가까운 장카이석으로 읽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어디까지가 홍콩·마카오만의 고유 명사인지 범위가 대단히 모호하다. 예를 들어 홍콩 출신 작가 화봉요원의 경우 홍콩과 타이완에서 동시에 출판되고 있다. 홍콩과 대륙의 합작 영화도 수없이 많으며 홍콩에서 태어나 대륙에서 자라거나, 그 반대의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인명이나 작품명 중 어떤 것에만 광동어 발음 혹은 원음 표기를 적용할지가 혼란의 여지가 많다. 즉, 현재의 중국 한자음 강요는 오히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11.2. 중국조선족사회의 이름,지명

  • 한국음: 중국조선족은 자신의 이름을 한국 한자음으로 표기한다. 백청강(白靑剛)을 '바이 칭강'이라고 해야 하는가? 중국조선족 자체도 '쭝궈차오셴 족'이 될 수 있다. 조선족 자신들도 스스로 자기네들끼리나 한국인 앞에서 '바이칭강' 식으로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공문서를 포함한 조선어(한국어·한글)로 표기된 문서에는 반드시 '백청강' 식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권명과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사용하는 영문명은 중국 병음을 따르는 경우가 많으나, 한국인이 그렇게 부르는 것은 매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애초에 병음을 제아무리 한글로 옮겼다 한들 발음도 엉터리이고)

  • 중국음: 중국조선족은 법적으로는 중국인이다. 실제로 조선족의 여권에는 이름이 중국어 음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선족 金씨의 경우 한국어 음 '김'을 기준으로 한 KIM이나 GIM이 아니라 중국어 음을 기준으로 한 JIN으로 표기되어 있다(참고).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바이 칭강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다만 바이 칭강 본인이 백청강이라고 불리길 원한다면 백청강이라고 쓰고 불러 줄 수는 있으며, 이 경우는 '백청강'은 '바이 칭강'이 한국에서 쓰는 예명이다. 쿠사나기 츠요시가 한국 활동에서는 초난강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조너선(Jonathan)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Jon)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면 다들 존으로 불러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중국조선족 金씨들이 자신의 성을 한국에서 진이라고 부르는 것에 불만이 있다면, 자국 정부에다 여권을 발행할 때 자신들은 한족이 아니므로 JIN이 아닌 KIM으로 해줄 것을 먼저 요구하는 게 순서다. 당장 홍콩만 해도 여권을 발행할 때 이름을 표준 중국어 발음이 아니라 광둥어 발음에 따라 적는데… 다만 이쪽에 대해서는 중국이 홍콩과 달리 소수민족에 대해 동화를 강하게 실시하려 하고 무엇보다 중국 자체가 독재 국가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 앞서 예를 든 홍콩의 경우 애초에 중국과 여권이 따로 나온다.

12. 기타 한자문화권의 표기

한자문화권 중 표기법이 있으면서도 중국어 고유명을 중국식 한자음에 맞추어 표기하라고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한자사용을 폐기한 북한베트남에서도 중국 명사는 자국어 발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단 북한 규범에 따르면 베이징은 예외.

13. 국한혼용체와의 연관

일반적으로는 한글 전용론자는 후자를, 국한문 혼용론자는 전자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혼용론자는 아예 중국어명을 한자로 표기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다. 즉 毛澤東이라고 표기해 놓고 '모택동'이나 '마오쩌둥' 등 독음 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초·중·고등학교의 한자 교육이 사멸에 가까워졌고, 최근 젊은 층에서는 한자를 읽을 수 있는 경우 자체가 극히 적어진 현실에서 보면 이 역시 그렇게 현실성 있는 대안은 아니긴 하다. 다만 한자 혼용을 주장하는 한국어문회 등에서는 한글로 표기할 때 한국 독음을 따를 것도 동시에 주장한다. 중국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에서도 마찬가지 주장을 한다.

한글 전용론자들의 의견은 갈리게 된다. 원음 표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국음 표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중국음 -> 한글 순서로 옮기면 되고(바꾸어 말하면 발음만 정확히 알고 있다면 원래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는 전혀 영향이 없다) 한국 한자음 표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것을 한자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것의 한국 독음을 다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음을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 적용하는 방식을 지지한다.

한국 한자음을 지지하는 한글 전용론자들은 한국 한자음이 한글로 작성했을 때 효율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한글 전용론자들이라고 해서 죄다 한글 만능주의에 사로잡혀 보통화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그렇다고 중국음 기준 표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글 만능주의에 사로잡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언어를 옮기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중국어도 옮기자고 할 뿐이다). 그들은 한국 한자음이 모아쓰기라는 한글의 표기 특징에 가장 최적화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 한자음을 지지하기도 한다. 혹은 북경이나 광동 한자음도 한글 모아쓰기에 적합하기 위해 한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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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중국어 한글 표기법은 외래어 표기법 외에도 몇몇 있지만, 일단 이 항목에서는 외래어 표기법을 기준으로 한다.
  • [2] 일본의 경우는 대개 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잡는다.